LG화학·삼성SDI 양극재 합작법인 주력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서 음극재·분리막 생산
전기차 시대의 도래가 본격화하면서 배터리 회사들 역시 소재 수요 급증에 대비해 내재화에 분주한 모습이다. 테슬라·GM·포드 등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배터리 자체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배터리사 입장에선 급증하는 수주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소재 확보가 필수다.
2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삼성SDI는 양극재 내재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배터리에 들어가는 4대 핵심소재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이다. 이 중 양극재는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즉 1회 충전시 주행거리와 관련된 소재로 배터리 가격의 40%에 달한다.
LG화학은 올해 9월 중국에 양극재와 양극재 원재료인 전구체 공장을 각각 준공했다. 2018년 중국 화유코발트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지 2년여 만이다. 두 공장은 모두 중국에 마련돼 LG화학의 중국 난징 배터리 공장의 소재 수급에 기여할 전망이다. 생산 능력은 각각 연산 4만톤으로 향후 10만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LG화학은 양극재 공장 지분의 51%, 전구체 공장의 49%를 보유하고 있다. LG화학은 합작사 설립, 인수 등을 통해 양극재 사용량의 30~40% 수준을 자체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중국 내 소재 수급 안정화를 발판으로 LG화학은 최근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내년 초부터 생산하는 스포츠유틸리티(SUV)인 '모델Y'에 배터리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경쟁 상대로 꼽히던 중국 CATL과 일본 파나소닉을 제치고 모델Y 배터리를 전량 공급키로 해 수주액 규모는 최소 연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계열사인 에스티엠으로부터 양극재를 수급하고 있는 삼성 SDI는 에코프로비엠과 설립한 합작법인 에코프로이엠을 통한 자체 수급 확대 계획을 진행 중이다. 올해 2월 설립된 합작법인이 경북 포항에 짓고 있는 양극재 생산라인은 2022년 1분기에 본격 가동될 예정이며, 해당 공장은 삼성SDI에만 납품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분리막 자체 생산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지난해 4월 출범해 이달부터 중국 창저우 공장에서 2차 전지용 분리막 상업 생산에 돌입했다. 창저우 외에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공장이 있는 중국과 폴란드에 공장을 건설 중이며, 이들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23년 말에는 지금보다 생산 능력이 2배 이상 늘어 18억7,000만㎡까지 커질 전망이다. SKIET는 2025년 세계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점유율 30%를 확보, 1위를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SKC가 인수한 SK넥실리스도 SK이노베이션의 자체 소재 수급의 한 축이다. 음극재에 씌우는 얇은 구리막인 전지박을 제조하는 SK넥실리스는 현재 전북 정읍 생산라인 중 4공장까지 본격 가동했으며, 2022년 1분기 6공장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6공장까지 완공되면 총 5만2,000톤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와 배터리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완성차 업체는 배터리 수급을, 배터리 업체는 소재 수급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에코프로비엠, 포스코케미칼 등 국내 배터리 소재 선도 기업들 역시 생산 능력을 높이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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